시카리오 해석, 국경의 늑대들을 낳은 3가지 예외상태

시카리오 해석

시카리오 해석의 문을 열기 위해, 우리는 가장 먼저 법과 도덕이 안락하게 작동하는 문명사회의 환상에서 철저히 벗어나야 합니다.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감독의 걸작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Sicario)』는 정의를 수호하려는 FBI 요원 케이트 메이서가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지대인 후아레스에서 마주하는 끔찍한 폭력의 민낯을 그립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카르텔 소탕 작전을 다룬 범죄 스릴러가 아닙니다. 이 영화의 뼈대에는 … 더 읽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해석, 허무주의를 마주하는 3가지 태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해석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해석을 시도할 때, 우리는 먼저 화면을 가득 채우는 텍사스 사막의 건조함과 적막에 주목해야 합니다. 코엔 형제(Coen Brothers)가 연출하고 코맥 매카시(Cormac McCarthy)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헐리우드 서부극이 오랫동안 구축해 온 권선징악이라는 따뜻한 위안을 산산조각 냅니다. 이 핏빛 추격전의 기저에는 서구 철학사에서 인간의 가치 붕괴를 가장 맹렬하게 고발했던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의 … 더 읽기

킬러 베드로 철학적 리뷰, 파편화된 시대를 관통하는 3가지 사유

킬러 베드로 철학적 리뷰

킬러 베드로 철학적 리뷰를 펼치며, 우리는 핏빛 액션 이면에 숨겨진 현대 사회의 서늘한 민낯을 마주하게 됩니다. 네이버웹툰 『킬러 베드로』(글 김정현, 그림 임리나)는 늙고 쇠약해진 전설의 암살자가 후배들에게 배신당한 뒤, 기적적으로 전성기의 육체를 되찾아 복수에 나서는 서사를 그립니다. 하지만 이 강렬한 복수극을 폴란드 출신의 위대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의 시선으로 재독(再讀)할 때, 우리는 이 작품이 단순한 … 더 읽기

신적 폭력, 법을 베는 3가지 우아한 몸짓 : 발레리나

발터 벤야민의 적 폭력

신적 폭력. 렌 와이즈먼 감독의 영화 <발레리나>는 존 윅 유니버스의 거대한 신화적 세계관을 공유하면서도, 그 핵심을 관통하는 ‘법의 문제’를 가장 미학적인 방식으로 질문합니다. 루스카 로마(Ruska Roma)라는 암살자 육성 기관에서 발레 무용수로, 동시에 살인 병기로 길러진 루니(아나 디 아르마스 분)의 여정은 단순한 개인적 복수를 넘어섭니다. 대중문화 비평의 관점에서 이 영화는 ‘최고 회의(High Table)’로 상징되는 견고한 법적 … 더 읽기

잉여 인간의 초상, 구암을 지배하는 3가지 비극 : 뜨거운 피

영화 '뜨거운 피'를 지그문트 바우만의 사회학 '쓰레기가 되는 삶'으로 해체합니다.

천명관 감독의 영화 <뜨거운 피>를 관통하는 가장 서늘하고 잔혹한 키워드입니다. 1993년, 범죄와의 전쟁 이후 부산의 변두리 항구 ‘구암’은 시대의 흐름에서 철저히 소외된 섬과 같습니다. 이 작품은 흔한 누아르 장르가 전시하는 멋들어진 의리나 장엄한 복수극을 의도적으로 배반합니다. 대신 그 자리에 남는 것은 오직 ‘먹고살기 위해’ 서로를 물어뜯는 밑바닥 군상들의 비린내 나는 생존기입니다. 대중문화 비평의 관점에서 이 … 더 읽기

복수의 주이상스, 15년의 기다림이 담긴 3가지 시선 : 널 기다리며

복수의 주이상스

복수의 주이상스. 모홍진 감독의 영화 <널 기다리며>는 복수라는 고전적인 테마를 다루지만, 그 방식은 매우 신경증적이며 동시에 정신분석학적입니다. 15년 전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 기범의 출소를 기다리는 희주의 ‘기다림’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는 정동의 응축입니다. 대중문화 비평의 관점에서 이 영화는 단순히 범인을 잡는 과정이 아니라, 한 주체가 자신의 욕망을 지탱하던 상징계(le Symbolique)가 붕괴된 후 어떻게 ‘실재’와 마주하는지를 보여주는 … 더 읽기

의미 치료, 3번의 라운드 : 주먹이 운다

의미 치료를 상징하는 어두운 경기장 속 고독하게 빛나는 복싱 링과 사유의 공간

의미 치료는 인간이 겪는 고통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그리고 그 고통의 한복판에서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자유’가 있음을 일깨워주는 실존적 등불입니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주먹이 운다》는 한때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였으나 이제는 거리에서 매를 맞으며 돈을 버는 강태식과, 소년원에서 분노를 주먹으로 배설하던 고상환이라는 두 남자의 인생을 교차시킵니다. 그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사각의 링 위에 서지만, 그들의 … 더 읽기

아브젝시옹, 3가지 금기 : 아가씨

아브젝시옹

아브젝시옹은 매끄럽고 깨끗한 주체의 세계에서 배제되었지만,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경계 주위를 맴돌며 우리를 불쾌하게 만드는 ‘비체(Abject)’들의 역습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라는 화려한 미장센 아래, 이 서늘하고 기괴한 아브젝시옹의 미학을 가장 정교하게 배치한 작품입니다. 귀족적인 아가씨 히데코와 도둑의 딸 숙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거대한 저택은 그 자체로 거대한 경계의 공간이 됩니다. 우리는 흔히 … 더 읽기

식민적 트라우마, 1가지 진실 : 파묘

식민적 트라우마는 단순히 과거의 기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딛고 선 땅과 그 위에 세워진 정신의 근간에 깊은 흉터를 남깁니다.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는 이 흉터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우리 민족의 무의식 속에 잠재된 거대한 공포의 실체를 파헤칩니다.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알맹이는 결국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가’라는 뼈아픈 질문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는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