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스나이퍼, 타인의 고통을 소비하는 3가지 시선의 은유

american-sniper-susan-sontag

아메리칸 스나이퍼(American Sniper)의 주인공 크리스 카일(브래들리 쿠퍼)은 텍사스의 평범한 카우보이에서 미군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전과를 올린 전설의 저격수로 거듭납니다. 그러나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 감독은 이 전설적인 인물의 영웅담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대신, 그가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세계의 기묘한 건조함에 집중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미국의 날카로운 지성, 수전 손택(Susan Sontag)을 소환해야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저서 『타인의 고통(Regarding the … 더 읽기

자헤드, 사막의 심심함이 폭로하는 존재의 3가지 실존적 위기

자헤드, 사막의 심심함

자헤드(Jarhead)는 전쟁 영화의 탈을 쓰고 있지만, 정작 이 영화의 가장 큰 적은 이라크군이 아니라 견딜 수 없는 시간 그 자체입니다. 샘 멘데스(Sam Mendes) 감독은 적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기이한 연출을 통해 관객을 무의미의 한가운데로 초대합니다. 이 기막힌 부조리를 해체하기 위해 우리는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의 사유를 빌려오려 합니다. 전장이 지닌 스펙터클의 환상을 걷어내고, … 더 읽기

지옥의 묵시록, 제국이 타자를 발명하는 3가지 시선의 폭력

apocalypse-now-imperialism-and-the-other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은 베트남 전쟁을 다룬 수많은 영화 중에서도 가장 기괴하고 압도적인 체험을 선사하는 묵시록적 걸작입니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감독은 전쟁의 승패나 군사적 전술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는 윌라드 대위(마틴 쉰 분)의 하강하는 여정을 빌려 서구 문명이 스스로 감추고 싶어 하는 무의식의 가장 축축하고 어두운 밑바닥을 향해 노를 젓습니다. 이 기나긴 심연으로의 … 더 읽기

플래툰, 전쟁이 청년을 파괴하는 3가지 통과의례

영화 플래툰

플래툰(Platoon)은 헐리우드가 베트남 전쟁을 신화화하거나 낭만화하던 관성에서 벗어나, 전장의 흙먼지와 땀 냄새, 그리고 그보다 더 고약한 인간 내면의 악취를 여과 없이 드러낸 수작입니다.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감독은 실제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전쟁이 인간을 어떻게 파괴하는가를 넘어 ‘인간을 어떻게 다른 존재로 재주조하는가’를 묻습니다. 이 지독한 변모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문화인류학자 빅터 터너(Victor Turner)의 ‘리미널리티(Liminality)’ 개념을 … 더 읽기

남궁세가의 제천대성, 호모 루덴스- 강호를 전복하는 3가지 유희의 법칙

남궁세가의 제천대성 호모 루덴

남궁세가의 제천대성,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즉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개념은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경쾌하면서도 도발적인 철학적 선언입니다. 네이버웹툰 <남궁세가의 제천대성>(글 영환, 그림 김병진, 원작 밀렵)은 바로 이 맹렬한 놀이의 감각을 무협이라는 가장 보수적인 장르에 충돌시킨 훌륭한 텍스트입니다. 이 작품은 무겁고 장엄한 강호(江湖)의 질서를 비웃듯, 천계의 이단아이자 동양 신화 최강의 트릭스터인 제천대성 손오공을 가장 엄격한 가풍을 … 더 읽기

황해, 3가지 핏빛 궤적으로 본 맹목적 생존 의지

황해 비평, 3가지 핏빛 궤적으로 본 맹목적 생존 의지

황해 비평의 시각에서 나홍진 감독의 2010년작 『황해』를 마주하는 일은, 문명이라는 얇은 외투를 벗어던진 인간이 어디까지 야만스러워질 수 있는가를 목격하는 끔찍한 체험입니다. 이 피비린내 나는 추격전에는 영웅적인 서사나 도덕적 명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빚에 쫓기고 타인에게 쫓기며 살아남아야 한다는, 날것 그대로의 짐승 같은 본능만이 스크린을 가득 채웁니다. 이 지독한 폭력의 연쇄를 해석하기 위해 우리는 독일의 염세주의 … 더 읽기

곡성, 3가지 기호로 읽는 의심의 해석학

곡성 비평, 3가지 기호로 읽는 의심의 해석학

곡성 비평의 지평을 열며, 우리는 나홍진 감독이 스크린이라는 거대한 캔버스 위에 그려 넣은 핏빛 미궁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만 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악마와 인간의 대결을 그린 오컬트 스릴러가 아닙니다. 쏟아지는 소문과 기괴한 징후들 앞에서, 진실을 파악하려 발버둥 치는 인간의 이성이 어떻게 스스로 무너져 내리는가를 기록한 잔혹한 인식론적 비극입니다. 우리는 이 피비린내 나는 혼돈을 해체하기 위해 … 더 읽기

랑종, 3가지 시선으로 본 이성의 파산과 광기의 부활

랑종 비평 3가지 시선으로 본 이성의 파산과 광기의 부활

랑종 비평의 관점에서 볼 때, 반종 피산다나쿤과 나홍진이 협업한 『랑종』은 단순한 공포 영화를 넘어 근대적 주체가 오랫동안 ‘광기’라는 이름으로 감금하고 억압해 온 초자연적 힘이 어떻게 현대 사회의 중심부를 타격하는지를 보여주는 잔인한 보고서입니다.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의 숲과 안개 속에 도사린 이 기괴한 현상은, 우리에게 인간의 이성이 얼마나 나약한 모래성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처참한 신성모독의 … 더 읽기

철왕좌, 3가지 욕망의 층위 : 왕좌의 게임

철왕좌 왕좌의 게임

철왕좌는 조지 R.R. 마틴의 대서사시 『왕좌의 게임(A Game of Thrones)』을 관통하는 가장 강력한 상징이자, 모든 파멸의 시작점입니다. 수천 개의 검을 녹여 만든 이 기괴하고 불편한 의자는 웨스테로스의 일곱 왕국을 통치하는 절대 권력을 상징하지만, 슬라보예 지젝(Slavoj Žižek)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는 전형적인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The Sublime Object of Ideology)’에 해당합니다. 우리는 왜 그토록 많은 이들이 … 더 읽기

제로 다크 서티, 애도할 수 있는 삶과 3가지 윤리적 질문

애도할 수 있는 삶

제로 다크 서티, 애도할 수 있는 삶이라는 화두는 현대 정치철학에서 가장 아픈 곳을 찌르는 질문입니다. 캐서린 비글로우(Kathryn Bigelow) 감독의 2012년 작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는 9.11 테러 이후 10년간 이어진 오사마 빈 라덴 추적 과정을 극도로 건조하고 사실적인 필치로 그려냅니다. 영화는 주인공 마야(제시카 차스테인 분)의 집념을 동력 삼아 전개되지만, 그 이면에는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가 … 더 읽기